샬롱 거리극 페스티벌

몸꼴 <충동>

공연 개요

공연명
충동
초청 플랫폼
샬롱 거리극 페스티벌 (Chalon dans la Rue (Centre National des Arts de la Rue et de l'Espace Public)) / 프랑스 (샬롱)
일정 및 장소
2025.07.20. Cour Du Festival
부대행사
관객과의 만남 (Meet & Greet)

참여 이미지

몸꼴 샬롱 거리극 페스티벌 공연
몸꼴 샬롱 거리극 페스티벌 공연
몸꼴 샬롱 거리극 페스티벌 아티스트토크

몸꼴 샬롱 거리극 페스티벌 공연

국제교류 경험 보고서

  • 샬롱거리극축제는 거리예술축제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에 속하는 플랫폼으로 유럽 권역의 주요 축제 및 공연장의 프로그래머들이 주목하는 아트마켓의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샬롱에서 발표된 작품들은 매년 거리예술의 트렌드를 제시하며 생태계의 주요한 흐름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으며, 한국에서도 많은 유럽 권역의 작품들이 샬롱을 통해서 소개된 바있다. 한국에 수많은 프랑스 예술단체들이 초청되어 공연을 해왔던 것과는 달리 한국 단체가 프랑스의 축제에 초청받아서 공연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 프랑스의 축제 가운데에서도 샬롱은 진입장벽이 높은 축제 중에 하나이다. 처음 샬롱거리극축제에 가서 교류를 하기 시작했던 한국의 축제 예술감독들이 한국 작품을 프랑스에 소개하는 교두보를 놓기 시작했고, 이내 국제교류의 형태로 한국 작품들이 ‘자유참가작’으로 공연을 올리기 시작했으며, 지난 2023년 샬롱거리극축제 역사 상 최초로 한국 단체의 공연이 ‘공식참가작’으로 초청되었다. 이후 샬롱은 매년 한 작품 내외의 한국 공연을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작품을 프로모션하고, 협상의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샬롱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이 예술단체의 향후 활동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매우 컸기에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 주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권역의 아티스트가 초청되어 공연을 올리는 것이 대부분인 축제인터라 사무국에서 아시아 권역의 아티스트에 대한 컨디션 조율, 운송 및 항공 등을 조율하고 현지에서 숙박과 교통 등을 의전하는 것을 익숙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전에 초청 컨디션에서는 대부분 프랑스 내에서의 이동은 예술단체가 부담하거나 해외 단체임을 고려하지 않고 차량으로만 이동할 수 있는 곳의 숙소를 제공하였으나 이번 협상 시에는 이런 부분들을 사전에 파악하여 조율하고자 노력했다. 축제 측에서 이례적으로 공항-도시 간 기차편에 대한 비용을 제공해주었고, 숙소도 타 예술단체와는 달리 공연장소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곳으로 배치해주었다. 축제 측에서도 원거리에서 방문하는 예술단체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배려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축제의 공연장소와 시간대 역시 중요한 협상 요소이다. 아트마켓의 역할을 겸하는 축제의 특성상 타 공연과 너무 겹치지 않는 시간대에 공연이 배치되는 것과 더불어, 공연의 위치적 접근성 역시 공연의 성패를 가르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전에 축제에 방문한 경험을 토대로 공연장소의 입지가 어떠한지를 사전에 파악하고 유리한 장소에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체크하는 과정이 있었고, 효과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공연에 필요한 장소적 특성을 추가로 설명했다.
    더불어서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의 경우 극단 몸꼴의 공연이 샬롱축제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단순히 단체의 작품에 대한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을 하는 것보다 ‘한국/아시아의 거리예술 관련 담론’을 전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어 축제와의 논의를 통해 해당 내용을 반영하여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게 되었다. 약 30명 정도의 인원이 참여하여 정보를 교류하고 네트워킹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 프랑스의 일반 관객들을 포함하여 1000여명 내외의 거리예술 분야 프로그래머,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플랫폼이다. 관객들은 대부분 거리예술이라는 장르에 익숙하며 공연은 ‘초청작’과 ‘자유참가작’의 경우 차이가 좀 있지만 ‘초청작’일 때는 대부분 공연 시간 전부터 관객석이 가득차고 공연을 기다리는 분위기이다. 공연에는 간단한 리플렛이나 굿즈 등을 마련해서 가는 것이 유리한데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의 자율 기부가 있기 때문이다. 본래 ‘초청작’은 공연료를 받기 때문에 엄밀히는 관객들의 자율 기부를 요청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지만 공연을 관람하고 나면 많은 관객들이 ‘모자’가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다. 자율적으로 기부를 한 관객들은 대부분 엽서나 리플렛 등의 자료를 가지고 가려고 하게 되고 프랑스어로 내용이 표기가 되어 있는 자료가 있다면 이때에 도움이 된다.

  • 샬롱축제의 가장 큰 단점은 공연의 가짓수가 아주 많기 때문에 축제에서 공연을 한다고 해서 해당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무조건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식참가작이라고 하더라도 유럽 내에서 인지도가 적은 해외 작품의 경우에는 추가로 사전 홍보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공연을 통한 성과가 이후에 타 플랫폼으로의 유통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플랫폼에는 예술가 뿐만 아니라 프로모터 역할을 하는 프로듀서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큰 장점은 앞서 언급했듯이 본 축제가 아트마켓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축제에서의 공연이 단순히 해외 축제에서의 공연 발표 경험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향후 단체와 작품의 지속가능한 작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더불어서 축제에 다수의 평론가들이 참여한다는 점 역시도 작품이 지니고 있는 국제적인 가능성을 읽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평가들의 리뷰를 잘 취합하고, 샬롱에서의 피드백을 잘 담아낸다면 샬롱축제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향후 크레딧에 중요한 홍보 요소가 된다.

  • 프랑스와 유럽에는 우수한 거리예술 작품이 많다. 각 작품들은 장르와 유형, 주제적인 특성을 다각화하며 동시대적인 담론을 담아내는 전복적이고도 혁신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이러한 유럽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 작품이 참여를 한다면 유럽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형식일 경우에는 한계가 있다. 작품이 지닌 고유한 성정과 미학적 특성이 유럽의 일반적인 거리예술과는 다르면서도 보편적으로 관객들에게 가닿을 수 있을 때 작품이 성공적으로 소개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 너무 작은 규모의 작업은 도리어 ‘공식초청’으로서의 입지를 가지기가 어렵고, 반면에 공연이나 세트의 규모가 너무 클 경우 ‘항공 및 화물 비용 지원’이 없다면 참여에 제약이 크다. 실제로 해외 진출을 고려 할 때 ‘비언어극’이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프랑스 시장에 초청된 한국 작품들을 볼 때에는 번역과 자막의 활용, 현지 배우 및 통역사와의 협업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언어의 전달을 도모하는 경우도 많다. 즉 유리한 장르나 형식이 있으리라 짐작하기 보다는 각 작품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을 프랑스 문화권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는지 전략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접근 방식이 되겠다.

  • 프랑스는 오래전부터 거리예술을 예술의 한 장으로 인식하고, 국립거리예술센터 및 레지던시 등의 사업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국가와 공공 차원에서의 이러한 지원 제도는 축제의 성장과 지속가능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극작, 드라마터지, 창작 실험과 발표 등이 활성화되는 데 영향을 미쳐왔다. 프랑스 시장은 그만큼 작품에 냉정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나 종사자들 뿐만 아니라 관객들 역시 기본적으로 문화 향유에 익숙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 축제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국립거리예술센터 ‘L’Abattoir’는 축제가 양적인 성장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발전하고 새로운 일들을 시도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비교해볼 때 한국에서 거리예술이 장르로서 인식되는 것보다 프랑스에서의 장르적 안정성이 더 높은 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 샬롱축제는 프랑스 및 유럽 권역을 넘어서서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축제이다. 축제에서 보여주는 작품의 방향성이 거리예술의 경향을 제시하고,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주목하는 작품들이 샬롱축제에서 초연으로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기존의 샬롱축제가 주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권역을 대상으로 유효했다면 최근 3년간의 샬롱축제는 영어를 병행하여 사용하는 전문가 프로그램의 비중을 늘리고, 프랑스 이외의 작품들을 보다 다양하게 소개하고자 하는 전복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늘 경쟁축제라고 여겨졌던 오리악 페스티벌보다 더 전문가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축제의 성장을 지켜보며 한국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축제에서 발표되는 것이 지닌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게 된다.

  • 거리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작품을 소개하고, 종사자들 간에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서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프랑스의 샬롱거리극축제와 스페인의 피라 타레가이다. 축제에 소개되었던 작품들을 초청작일 경우 작품에 대한 리뷰를 포함하여 향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신뢰 자산을 쌓게 된다. 이는 예술단체가 작품을 프로모션하기 위해 축제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는 비중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이는 한편으로는 이 축제에서 발표한 공연이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경우에 업계 안에서 신뢰를 잃기도 쉽다는 말이기도 하다. 신중하게 참여를 결정하고 준비하여 공연을 올린다면 축제가 지닌 특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의 거리예술은 이러한 프랑스의 거리예술 제도 및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은 특이한 케이스이다. 한국의 거리에술 축제 및 시장이 프랑스의 모델을 참고하여 사업을 구조화하고 확장한 시기가 2000년대였다면, 지금은 한국과 프랑스의 교류가 보다 상호호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4년 프랑스의 또 다른 대표 거리예술축제인 오리악페스티벌에서 한국 포커스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한국에 대한 인지도 역시 높아졌다. 샬롱에서 지속적으로 한국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한국의 축제들은 샬롱에서 발표된 공연들을 초대해왔다. 이러한 작품의 인바운드/아웃바운드 교류가 향후 한국과 프랑스 예술가들 간의 교류, 공동창작과 유통의 방식으로도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일에 이번 몸꼴의 공연이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샬롱에의 진출은 이메일을 통한 작품 홍보나 미팅으로 성사되지 않고 오랜시간 교류하고 주변의 축제나 전문가들의 추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빌드업해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몸꼴의 공연 역시도 한국의 축제 감독이 추천을 통해 작품을 처음으로 소개한 뒤에 한국 작품을 한 작품씩 꼭 초청하고자 하는 샬롱 축제의 예술감독의 의지로 만들어진 일이었다. 많은 예술가들이 해당 축제에 참여하기 위한 공모나 지원 루트가 있는지를 묻는 경우가 많은데, 정해진 매뉴얼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국제교류가 지닌 긴 호흡의 신뢰쌓기, 교류를 확장하고 단시간에 거래가 성사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노력을 해두는 것, 지속적인 투자의 필요성 등이 새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 프랑스어로 작품을 소개하고 공연이 끝난 후 인사멘트를 하기 위해 몇 달간 조금씩 프랑스어 공부를 했다. 물론 서툴렀지만 관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 인사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이 큰 경험이 되었다. 관객들은 우리의 프랑스어를 반가워했고, 벽이 하나 무너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랜기간 국제교류를 해왔지만 매번 새롭고, 매번 또 다른 무언가를 새로이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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